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인 김만배 씨가 대선 당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각종 프레임을 만들어 언론에 유포시켰다고 판단함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 김 씨가 언론 보도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0일 모 언론사가 확보한  김 씨 등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소위 '공산당 프레임', '윤석열 수사 무마 프레임'을 만들어 언론을 통해 이 전 대표에겐 유리하고 윤 대통령에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언론 작업 방안을 계획한 것으로 적시했다.

공산당 프레임은 이 전 대표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무관하고 오히려 성남시 이익을 위해 마치 '공산당'처럼 민간업자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빼앗아 간 사람이라는 것이고, 윤석열 수사무마 프레임은 윤 대통령이 과거 대검 중수2과장으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처남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특히 김 씨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제기와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껴 이 전 대표가 대통령으로 당선돼야 자신에 대한 형사처벌을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어 이런 범죄를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이재명 캠프에서도 연락이 계속 오니 '그분'이 이재명이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정리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 씨는 조 씨에게 '이재명이 아닌 유동규의 뇌물 사건으로 정리되도록 몰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허위 인터뷰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분은 유동규다, 100%다"고 했다.

이밖에 김 씨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거액의 금액 지급을 조건으로 '조 씨가 윤석열에게 조사를 받고 윤석열이 커피를 타 준 것으로 하자'는 내용의 보도를 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가 창작해 신 전 위원장을 통해 유포한 사실이 다수 언론사, 이 전 대표에 의해 급격하게 확산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씨가 언론 보도 정정을 요청 받았지만 허위 사실이 보도되는 것을 방관하는가 하면 정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다만 검찰은 이 과정에서 각종 언론사의 보도 내용을 상세히 공소장에 기재했지만 김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와 함께 김 씨와 언론사 간 공모 관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적지 않았다.

이에 검찰이 해당 보도들과 관련 김 씨와 야권 간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검찰 수사가 김 씨의 프레임에 의한 언론보도 등으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사건 관계인이 허위 진술을 했기에 혼란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며 "새로운 수사팀이 사실관계를 많이 밝혀 사건을 기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