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의회가 대통령 탄핵정국에도 해외연수를 강행하려 했던것으로 드러났다.

내란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선포로 시작된 탄핵정국으로 국내 정세가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환율 급등의 여파로 민생이 휘청대는 가운데 군의회는 해외연수를 강행하려 했다가 출발 하루 남겨놓고 철회 해 주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장순관 군의장, 이길원 부의장, 박중수·김영진 의원과 무소속 임종용 의원, 의회 사무과 직원 5명 등 총 10명은 12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초청 도시인 대만 지상향을 방문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 부의장은  “실질적 스케줄이 잡혀있었는데 여론이 좋지 않아 의장에게 안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임 의원도 “연수 계획은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정국 이전에 잡힌 것이고, 대만 지상향·타이둥현 등과 미리 일정을 조율해 놨었다”며 “하지만 지역 이장들과 주변에서 이런 시국에 가는 게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취소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원들 전원이 출장계획을 취소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만) 지상현에서도 한국내의 사정을 감안해 예산군의회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상향장을 만나 타이둥현 의회를 방문하고 지상향 슬로시티를 둘러본 뒤 타이베이로 이동해 △쓰쓰난춘 원도심 활성화 사례 확인 △일제강점기 대만 역사 답사 △ 중정 기념당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군의회에 따르면 이들 10명이 4일 동안 쓰려고 했던 출장 경비는 총 2887만5000원이며, 1인당 자부담은 17만원이다.

군의원들은 출발 하루 전날인 11일 오전에서야 연수 취소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은 한 주민은 “이런 시국에 해외출장을 강행하려 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힘들다”며 “군의원들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또 다른 주민은 “그나마 취소해서 다행이다. 이런 시국에선 군의원 같은 공인들의 몸가짐, 행동거지를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군의회는 이번 회기 중 진행된 군정질문에서 집행부를 향해 내년 349억원의 지방채 발행 계획을 두고 불용 예산 활용 등 예산 절감과 효율적인 운영을 요구한 바 있으며, 의장·부의장 선출을 두고 법적 다툼까지 벌이면서 4개월 동안 파행하다 지난 11월 4일에야 원 구성을 마무리 했다.

 

이동희 기자  news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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